강(江)... 강은 오래 전부터 강이라 불리웠을 테지만 강을 규정하는 물결은 오래 전의 그 물결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묶여 떠밀리더라도 세상의 물결은 언제나 신생의 흐름을 흘러 여기까지 왔고 또 흘러간다 그 물결들 죄다 불러모아 더부러살며 강은 비로소 강이라는 제 이름을 얻을 뿐이다 굽이가 많을수록 강은 깊고, 더 깊어지기 위해 강은 스스로를 비틀어 굽이를 만든다 어느 굽이쯤에서는 산그늘 잡아끌어 더욱 깊어진다 모든 굽이는 골목처럼 처음과 끝을 감추고 있으므로 깊이 역시 어설픈 가늠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굽이가 많다고 슬퍼하는 자여, 건너지 못한다고 통곡하는 자여, 굽이가 없는 강도 과연 강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인가 건널 만한 강도 과연 강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인가 -강연호 시인의 詩<江> 중에서... 세상의 주름진 물결 죄다 불러모아,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온 물결도 한테 묶어... 강은, 비로소 그 이름을 얻습니다. 굽이가 많을수록 강은 깊습니다. 더 깊어지기 위해 강은 스스로를 비틀어 굽이를 만듭니다. 어느 굽이쯤에서는 짙은 산그늘까지 잡아끌어 더 깊어지기도 합니다. 굽이가 많다고 슬퍼하는 자여, 건너지 못한다고 통곡하는 자여, 굽이가 없는 삶도 과연 삶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쉽게 건널 만한 生도 과연 生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까요! 벌레 먹은 상처가 많은 과일일수록 단맛이 더 깊은 법입니다. 모든 굽이는 처음과 끝을 감추고 있으므로 깊이 역시 어설픈 가늠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고통의 굽이가 많아 쉬이 건널 수 없는 강,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강, 그러나, 강은 강일 뿐입니다. 건너지 못할 강은 없습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강가에서...망설이고 있나요?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엮은 이 / 薰 坡 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