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
논두렁
밭두렁
봄 두렁
우리네 애환이
배어 있는 삶이 아닌 가
논두렁길
밭두렁길
봄 두렁길
우리도 좋아 춤추며 걸어본
행복한 고향 어닌 가
아빠랑
엄마랑
가족과 이웃과 함께 걸어도 보며
꽃구경도 하지 않았던 가
봄이면 논두렁 일구고
밭두렁도 내고
봄에 한해 농사짓기에
모두 바쁘지 않았던 가
논두렁
밭두렁
봄 두렁
애환도 환희도 모르며
지내시는 부모님 고생길
논두렁 길 거닐며 어릴 적 생각
밭 두렁길 걸으며 냉이랑 쑥 뜯고
한 바구니 가득하면 동내 처자들 춤추며
떡도 만들어 먹고 된장국도 끓여 먹던
못 잊을 고향의 정겨운 맛 아닌 가
논두렁
밭두렁
힘 드렁
있었기에 걸었었기에
오늘이 있고 내일 있지 않은 가
논두렁
밭두렁
힘 드렁
근드렁근드렁도
우리네 한번쯤 해보지 않았던 가
어릴 적 일 하기 싫어서
마지못해 하면서도
식사 때면 좋은 음식 제일 먹지 않았던 가
춥고 배고픈 시절도 겪지 않았던 가
꼬까옷 못 입어도
치약이 없어도 화장품이 없어도
개울터 모래로 닦고
씻고 또 씻으며 달토록 씻지 않았던 가
논두렁
밭두렁
봄두렁
힘 드렁
근드렁근드렁
논두렁에 길나면
도시화 되고
밭두렁에도 길나면
삶의 터전은 없어지고
도시화 되지 않았던 가
논두렁
밭두렁
봄 두렁
낮엔 열심히들 일하고
밤이면 온 가족 모여
불 밝히며 TV도 보고 이야기도 소곤소곤
그땐 온 가족 참 행복 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