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메니아들에게도
영화감상 한번하기가 여간 번거로운일이 아닐 수 없다.
영화를 골라서 선별 해야하고
선택한 후에는 예매를 해야 하는등.
하지만 수지복지관에서 영화감상을 하자면
너무 너무 행복하다.
영화선별은 해박한 복지사님들께서 벌써 숙고에 숙고를 거쳐 선택된
명화급이어서 걍 날자만 택해서 보면 실망시키는 영화는 거의 없다.
단지 수지복지관에는 영화관이 두 개가 있다는것만 알면 된다.
3층 영화관(수지씨네)은 장애인복지관
2층 영화관(청춘극장)은 수지노인복지관소속임을 감안한다면
2층에서 상영되는 영화 대부분은 시니어(노인)와 연관된 영화들이
많다고 보면 될 것이다.
모처럼 오늘 편안한 마음으로 보았던 영화 “수상한 그녀”
제목만 보자면 무슨 간첩영화 같아서 쉽사리 선택되지 안했을지도 모른다.
내용인즉슨 고부간의 갈등으로 가출한 할머니의 이야기 인데
그 할머니의 아들은 다름아닌 노인복지를 연구하는 어느 국립 대학교
교수의 신분, 아들 체면을 봐서 가출신고도 못하는 상황이 설정되면서,
할머니(나문희분)는 20대 처녀시절로 되돌아가서
그옛날 하고싶었든 가수의 꿈을 달성하면서 몇일간의 유쾌한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내용, 누구나 갖고있기 마련인
미완성의 소망을 대리 만족시켜주는
스토리라고 보면 된다.
“수상한 그녀”는 올봄에 극장가에 개봉되면서
관람객 800만명을 동원했던 인기 짱이었던 영화.
6개월도 채 안됐는데 복지관에서 편안하게 무료감상을 할 수 있다니,
복지관 나오는 것이 축복이 아닐수 없다.
오전10시 정각에 시작한 영화는 두시간 넘게 상영하여 12시경에 끝났다.
영화 종영시간이 가까워 오자,
처음에는 하하호호 즐겁게 웃어재끼던 사람들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자국이 고여 있었다.
출구에서 직원 두명이 서서 영화촌평 을 묻고 있었다.
오랜만에 재밋게 본영화인데 주저없이 “만족”칸에 스틱커를 붙여주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영화구경도 끝났으니 이제는 밥먹을 차례다.
바로 옆 구내식당인 “행복한 식당”에 들려 마침 오늘이 초복이라고
준비한 삼계탕을 맛있게 먹고 이를 후비며 나오는 기분은
세상의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했다.
시니어기자단 공동취재 / 황말선, 김태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