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키재기! 원칙대로 하려는 친구와 까치발 반칙으로라도 경쟁에 이기려는 친구. 고무신 벗어놓은
모양에서도 상반된 친구의 성격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 이미지 출처 = 불교카페 반야의 언덕을 넘어서
큰 승부나 우열·강약 따위를 서로 겨룸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자웅(雌雄)을 겨룬다는 말을 씁니다. 본래 자웅(雌雄)은 두 글자 모두 새를 뜻하는 추(隹)를 넣어 조류(鳥類)의 암수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역경에서 자(雌)는 밤을 가리키고, 웅(雄)은 낮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자웅(雌雄)이 만들어질 때는 수컷을 상징하는 낮(雄)과 암컷을 가리키는 밤(雌)을 구분하기 위한 말이었는데, 낮과 밤이 번갈아가며 세상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양상을 가리켰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막상막하의 힘을 가진 상대끼리 승부를 가리는 말로 진화한 것입니다.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갈 나이쯤 되면 또래끼리 잘 놀다가도 토라져서 쟤하고 안놀거야!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고만고만한 무리끼리 죽이 맞아 잘 지내다가 자그마한 의견 차이로 서로 잘났다고 승강이하고, 지나쳐서 모함을 하거나 깽판을 치기도 합니다. 우리 정치판의 지저분한 정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웅을 겨룬다기보다는 도토리 키재기라는 말이 어울리겠습니다.
자웅(雌雄)을 겨루다 패배하면 기사회생의 기회를 엿보기 위해서도 승자 앞에 납작 업드려 살아남아야 합니다. 반면에 도토리 키재기는 승자도 패자도 없이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시간이 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코드가 맞아 돌아갑니다. 연만한 나이가 되면 자신을 낮추고 상대 입장을 고려하여, 그 시간이 많이 단축될 수도 있겠습니다. 논어에 우리가 피해야할 세가지 중 하나로 전쟁(경쟁)을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