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남자 / 金喆 가을에는 왠지 노상 다니던 그 골목 끝에서 나 닮은 인연 하나 만날 거 같아서 좋고 밤 열차에서 어깨 내주고 나도 잠시 눈 붙일 수 있을 거 같은 실없음이 좋다 가을에는 왠지 원망스럽게 돌아서야 했던 인연으로부터 그때는 미안했다고 나는 그럭저럭 잘살고 있다고 흘러가는 저 구름 한편에 안부나마 물어올 거 같아서 좋다 가을에는 왠지 참말이지 실성한 사람처럼 하늘만 보고있어도 소문 날일 없어서 좋고 그러다 혹 남자 눈에 이슬 맺힌다 해도 가을인데 뭐 씨익 웃으며 말할 수 있어 좋다. 엮은 이 / 薰坡 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