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에 찬이슬이 맺힌다는 백로[ 白露 ]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드는 절기로, 24절기 가운
데 열다섯째에 해당한다. 양력으로는 태양의 황경(黃經)이
165°에 이르는 9월 7일경부터 추분(9월 23일경) 전까지이
며, 음력으로는 8월절이다. 이 시기에는 밤 동안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겨서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선선하고 차가운 기운이 돌며, 특히 추석 무렵으로 만곡이 무르익는 시기이다. 장마도 걷히
고 맑고 깨끗한 날씨가 계속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따금 태풍으로 인해 벼포기가 쓰러지거나 해안 지방에서는 해일로 인해 농작물이 해를 입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 무렵을 전후해서는 기온도 적당하고 맑은 날이 이어지기 때문에 일조량이 많아 곡식이 여무는
데 더없이 좋다. 따라서 이 때 비가 내리면 적당한 햇살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벼농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비가 오는 것은 좋지 않다. 백로에 비가 오면 오곡이 겉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는 말은 이에서 연유한 말이다.
예부터 내려오는 이 시기의 대표적인 제철식품으로는 포도가 있다. 이른바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 하여 백로에서
추석까지의 기간을 일컫는데, 편지 첫머리에 포도순절에 기체만강하시고 하는 따위의 구절은 바로 이 무렵에 포도가 성한 것을 비유해 멋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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