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8/9) 류현진이 미국 메이져리그(프로야구)에서 또 이겼다. 미국프로야구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몸값이 하도 높아 돈의 위력으로 전세계의 야구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한다. 이번에 금지 약물복용 사건에 휘말린 뉴욕 양키스의 4번타자 로드리게스의 연봉은 무려 3천만 달러(약 339억원)이나 되는 천문학적 액수다. 그러니 야구 선수에게 미국메이져리그는 꿈의 무대고 선망의 대상이다.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류현진은 어제 현재 11승3패의 성적을 올려, 소속 팀 L/A다저스에서 최다승 투수가 되었다. 같은 팀의 에이스인 커쇼는 10승6패로, 류현진이 미국진출 첫해란 점에 비추어 볼 때 정말 상상도 못했던 경이로운 결과다. 커쇼의 연봉은 1천125만 달러(약 125억원)인데 비하여 류현진의 연봉은 333만 달러(약37억원)으로 3/1도 채 안 된다. 참고로 류현진이 한화이글스에 있을 때 연봉은 2억원 정도였다.
L/A 다저스 팀은 박찬호가 미국에 처음 가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활약했던, 야구를 좋아하는 중년이상이라면 추억어린 구단이다. L/A다져스 스타디움은 1백만 L/A교포들에게 박찬호의 향수가 묻어 있는 구장인데, 10여년 만에 다시 류현진이 나타나 L/A교민이 다시 열광하는 구장이 되었다. 아마도 L/A교민들은 류현진 덕분에 어깨가 으쓱하고 기쁨을 가져다 주며 엔돌핀이 막 솟아나고 하루의 바쁜 삶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 보낼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역만리 태평양 건너 TV중계로만 류현진의 경기를 시청하며, 찌는듯한 한 여름의 폭염을 잊고 사는 나같은 사람도 있는데, 현장에서 즐기는 동포들의 기쁨이야 말로 어찌 표현하랴. 10년 전에도 박찬호가 출전하는 날이면 야구팬들은 밤을 새며 중계방송에 열광했다.
1998년 IMF 때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준 박세리의 US Open LPGA대회 우승으로 박세리 Kid 붐을 일으켜 오늘날 LPGA대회는 한국선수가 휩쓸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박인비가 금년에 메이져대회를 기록적인 3승이나 올렸고 매 대회마다 한국 여자선수가 Top Ten에 4~5명은 꼭 들어 간다.
야구에도 박찬호 키드가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26세(1987. 3. 25생)로 인천출신이며 투수로 활약하여 야구명문 동산고등학교 시절 청룡기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이끌어 냈고 한 경기에서 무려 삼진 17개를 잡아 내는 등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지명 1순위였으나 연고지인 SK와이번스와 2지명권자인 롯데자이언츠가 선택하지 않아 한화이글스에 입단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그의 행운이었다. 명감독 김인식 아래 왕년의 명투수 한용덕 코치의 지도와 선배투수 구대성의 도움으로 기량을 도약 시킬 수 있었고, 당시 투수 기근이던 한화이글스에 류현진이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선발투수로 기용되어 대활약을 하여, 마침내 한화이글스가 1999년에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는데 주역을 하였다.
그래서 그의 등번호가 우승년도를 상징하는 <99>번이다. 그는 학업에도 관심이 많아 와중에도 대전대학교 사회체육학과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의 아버지 류재천씨도 아마추어 운동선수 출신으로 다혈질이며, 류현진이 출전하는 경기는 부인 박승순씨와 함께 빠지지 않고 꼭 응원하는 그야말로 극성 狂팬이다. 미국 L/A에 집을 사서 아주 거기 살며 아들을 응원하고 있다. 마국 TV에서 이 부부가 응원하는 모습을 비춰 준 적이 있다.
아버지 류재천씨는 한때 조폭이라는 오해를 받은 일화가 있다. 다음은 그의 변명이다.
[류현진이 고 1때입니다. 류현진은 어린 시절부터 인천의 한 대형병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팔꿈치를 관리 받았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아들의 손을 붙잡고 병원을 찾았고, 꼼꼼히 진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팔꿈치가 아팠습니다. 그 인천의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아팠고, 서울의 한 병원을 갔을 때를 두고 나는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팔꿈치 인대가 너덜너덜했습니다. 나는 팔꿈치가 괜찮다고 했던 인천의 그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때 병원 찾아가서 로비에서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 부숴버리고 싶었는데 참았습니다.]
이상은 그의 해명이지만 항간에는 화를 못 참아 그 정형외과를 초토화 시켰다고 소문이 나서 류현진 아버지가 조폭이라는 오해를 받았다. 인상이 통뼈로 조폭에 딱 어울린다. 이러한 사실은 류현진이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 해명한 바가 있으니 내가 근거없이 그를 음해하는 것은 아니다.
류현진은 작년 LA 다저스와 계약 기간 6년 동안 총액 3600만달러(한화 약 390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하였다. 이 금액을 한꺼번에 다 받는 것은 아니고 해마다 착착 올라가는 연봉을 받고, 2016년부터는 4년간 700만불씩 고정으로 받는다.
여기에도 일화가 있다. 배짱이 두둑한 그는 마이너리그에 가지 않는다는 것과 불펜투수는 하지 않겠다는 과감한 조건을 내걸어 계약시한 30초 전에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만약 계약이 불발되면 메이져 진출이라는 꿈을 접고 귀국해야 하는 絶體絶命의 순간이었다. 박찬호는 마이너리그를 거쳤고 오랜 선수생활 동안 마이너리그에 여러번 오갔다.
마이너리그 선수는 완전 찬밥이다. 이동은 버스로 하고 식사는 메이져와는 비교가 되지않으며 숙소도 열악하다. 그야말로 고생 좀 하고 각성하라는 일종의 기합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의 경기를 빼 놓지 않고 시청했는데,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에서 열리는 경기는 아침에 볼 수 있으나, 뉴욕과 볼티모어 등 동부에서 열리는 경기는 새벽 2시에 시청해야 했기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져 회복하느라 고생 께나 하였다. 노년이 되면 어쩔 수 없는가 보다.
가수 싸이는 LA 다저스 스타디움을 두번이나 찾아 류현진을 응원했다.
월드스타 싸이(36)가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전 도중 관중석에서 댄스동작을 해보이고 있다. 싸이는 이날 다저스의 선발 투수로 나서 3승에 도전하는 류현진을 응원하기 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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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야구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김인식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팀이 2009년에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하기 부터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가 한국야구를 비하하던 일본, 세계 최고의 선수진을 확보하고있는 미국 그리고 세계 최강의 쿠바를 차례로 굴복시키고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9승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자 전국민이 환호하였다. 지금도 케이블TV 스포츠 채널에서는 심심하면 이 경기들을 재방한다. 주로 일본전이다
이래서 한국프로야구 관객 7백만 시대를 열었고 WBC대회와 올림픽에서 활약한 류현진이 세계 야구시장의 주목을 끌어 이를 계기로 그가 미국 메이져리그에 진출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미국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야구가 생활화되어 노년층도 야구장을 많이 찾으며, 집에서 야구 중계를 보며 세월을 보낸다. 우리나라는 젊은 여성이 야구장의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으나 흰 머리나 대머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류현진이 출전하는 날은 다이어리에 빨간 표시를 해 놓고 모든 약속을 미룬다. 나는 요즘 닷새 거리로 류현진을 보는 맛으로 찌는듯한 더위를 잊고 산다. 나에게 기쁨을 주고 엔돌핀을 솟게 하는, 그가 스럼프에 빠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할 뿐, 딱이 내가 도와줄 능력이 없으니 멀리서 가슴 졸이며 응원이나 열심히 할 뿐이다. 현진아~계속 이겨다오.
*출처: 지인이 보낸 메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