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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까치네 마을
13-07-01 20:48 4,187회 0건
청양 까치네 마을(은퇴자)에 다녀왔다.

이 마을에 집사람의 친구가 3년전 내려가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우리 부부를 초청해서 날을 잡아 내려갔다. 이름도 예쁜 까치네 마을은 콩밭메는으로 유명한 칠갑산자락에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려 쌓여 있고 앞으로는 시냇물이 구비쳐 흐르는 풍광이 엄청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에 유럽풍의 집과 여러 종류의 꽃나무들로 잘 가꿔 놓은 정원, 집안 한모퉁이에 상추등 무공해 채소밭까지 일궈 놓았다. 나는 처음에는 사방이 산이요 나무고 꽃나무들이 있는데 굳이 이렇게 꾸밀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이렇까지 하느라고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나도 서울에서 제법 마당이 너른 단독에 살아봐서 꽃나무와 마당의 잔디 손질하는것이 힘이 드는 것을 알기때문에) 생각 하면서도 예쁜집과 정원을 보니 그런생각이 싹 가셨다.


그리고 우리도 은퇴를 하면 이곳으로 올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지 않아도 집사람한테 내려와 같이 살자고 몇번을 얘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늙으면 병원과 목욕탕이 가까워야 된다고 하는 진리아닌 진리를 알기 때문에 잠시 머무는 것은 모르지만 아주 산다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될 것 같다.


집사람친구 부부는 우리가 내려온다고 집 텃밭의 온갖 무공해 푸성귀와 숯불 바베큐, 그리고 공주에서만 파는 공주 알밤 막걸리(술못는 사람들에게 딱좋은 달콤한맛)를 테라스에 한상 가득 정성껏 차려놓은 웰빙 밥상, 정말 오늘만 같아라가 속으로 절로 나왔다. 오랫만에 수도권을 벗어나 이런 호사를 누릴줄이야 꿈에라도 생각했던가, 그런데 시간은 왜 그리도 빨리 가는지, 작별인사를 뒤로 한채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하면서 아쉬움을 달래며 차에 올랐다.


오는 차안에서 집사람친구가 충청도에서 처음 겪은 일화가 생각나서 얼마나 웃었는지... 집사람 친구는 평소 빨간색상 옷을 아주 좋아해서 무료함을 달래고 건강을위해 운동삼아 사교춤을 배워 볼 요량으로 그날도 빨간옷을 입고 청양읍내 사교춤 교습소에 갔다고 한다. 상담을 마치고 교습소 문을 나서는데 지나가던 할머니가 예사롭지 않은 옷 차림새를 보고 특유의 충청도 느릿한 억양으로 춤 선생이유~ 하고 묻길래 아니요 지루박 좀 배워 볼려구요 했더니, 뭐유~, 지(0)랄박유~ 하더란다. 똑같은 말을 몇번씩 주고받았다고 하니 상상만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래 저래 잊지못할 기분좋은 최고의 하루였다. 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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