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감명 깊게 보았다.

젊은이들의 사랑과는 새깔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사랑을 정겨운 수채화 한 폭 처럼 담담하게 그린, 한국의 빈민촌에서만 볼 수 있는 훈훈한 인간애와 약간의 코믹을 가미하여 틈틈이 웃기기도 하는 스토리의 명화라고 느꼈다.

남남끼리였던 이순재(김만석)와 윤소정(송씨 = 송이뿐)이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가 은근한 사랑을 표현하는 로맨스 그레이 꽃을 피우는 과정,

그리고
치매 중세가 심하다가 암까지 걸려 죽을 수밖에 없게 된  김수미를 저 세상으로 어찌 혼자 보낼 수 있으랴, 라는 애절한 부부애를 나타내는 송승환의 동반자살 명연기!

이 영화는 군데군데서 멋진 대사와 행위(액션)가 자주 나오기도 했다.

1)
송승환 : 나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만나고 싶어.
김수미 : 난 받기만 하고 당신은 주기만 했는데 또 만나면 당신은-.

2)
이순재 <윤소정에게 머리핀을 선물로 주자>
윤소정 <이순재에게 김만석씨, 정말 감사합니다. 송이뿐이란 메모지 써 보내기>

3)
이순재 : <윤소정에 대한 새로은 애정이 싹 트자, 죽은 아내에게 미안해서 무덤을 찾아갔다가 떠나면서> 당신이란 말은 당신에게만 썼어(?). 우리 또 만나제이!

4)
이순재 : <고향(시골)으로 돌아가려는 윤소정과 헤어지기 전에> 한 번 안아 봐도 될까?

5)
이순재 : <윤소정으로부터 가죽 장갑을 선물 받고 연속 미소!>

등등
참으로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가 많았다.
시나리오를 좀더 다듬었다면 국제영화제에서 상도 탈만한 한국 특유의 소재가 풍부했다고 보여진다. 특히 골목 풍경과 정다운 대화가.

120706 금
전태수 씀